비트코인 광풍과 정부정책에 대한 소고(블로그)

지금은 돌아가신 웹 브라우저 고조할아버지인 넷스케이프의 사용법을 대학교 1학년 때 배웠었다.

지금 들으면 거짓말 같은 일이지만 야후 사이트 접속하기, 웹  페이지 뒤로 가는 방법, 브라우저 끄기 기능 등 기본적인 고급 “웹 서핑” 기술들을 교양 시간에 배웠다.

(참고로 그 시절 연예인들의 취미는 “웹 서핑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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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넷스케이프]

강사가 브라우저의 화살표를 눌러 이전 화면으로 이동하는 마법을 보여주자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말도 안 돼! 명령어를 안쳤는데 이전 화면으로 이동했어..”

PC통신의 검은 화면에 익숙했던 나는 웹의 화려함에 열광했다. 지금 대학생들이 들으면  비웃겠지만 진지하게 강사를 따라 열심히 마우스를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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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네이버였던 ‘나우누리’, 출처: 나무위키]

입대 후 휴가 중에 친구가 daum에 접속해 편지를 확인하는 것을 보고 놀라 친구에게  “이거 얼마야?’라고 물었던 적이 있다.

“인터넷으로 편지를 주고받는데 공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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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daum, 출처: 카카오 블로그]

그리고 이런 놀라움은 계속되었다.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쇼핑을 하는 시대지만 나는 대학 시절 다음의 주제로 토론을 했었다.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고 인터넷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일이 가능한가?

(참고로 당시 유행했던 대학교 토론 주제 중 하나는 일본 대중문화의 개방이었다.주제는 일본 대중 문화가 개방되면 우리는 일본 대중문화의 노예가 될 것)

이후 새로운 기술들은 끊임없이 나왔고 몇 년 안에 세상의 모든 것들은 웹 안으로 들어갔다.

웹뿐만 아니었다.

미팅 광신도였던 나는 대학로에서 아름다운 만남을 자주했었다. 한 번은 미팅하러 가던 중 상대편에서 긴급 호출이 왔다. 긴급 호출의 내용은 ‘8282 5782’ 였다. (번역 : 빨리 호출 바람)

원시인들이 원거리 의사소통을 위해 자주 사용했던 삐삐 메시지를 확인하기 위해 공중전화 앞에서만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만 했다.

약속장소를 바꾼다는 그녀들의 긴급메시지를 받았고 몇 번의 음성 메시지를 서로 확인하느라 우리는 길거리에서 3시간을 보냈다.

지금의 우리가 그때로 돌아가서 “미래에는 TV가 달린 집 전화기를 가지고 다녀. 그리고 그 전화기로 물건도 사고 돈도 주고받을 수 있지”

이렇게 말해준다면 스타워즈의 광선 검처럼 먼 미래의 황당한 얘기로 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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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시티폰이 세상에 나왔고 곧 무선 전화가 널리 보급되었다.

나는 핸드폰의 흑백화면으로 고스톱을 치는 친구를 보고 한 판만 하게 해달라고 졸랐다.

“우와! 이것만 있으면 평생 심심하지 않겠다!”

이 후 졸업까지 닷컴 열풍이 불었고 웹의 시대가 왔다.

그 당시 닷컴 버블은 미국과 전 세계를 휩쓸었다.

기억으로 지금의 비트코인을 앞세운 크립토커런시(가상화폐는 잘못된 번역이라고 생각한다) 버블 보다 더 심했던 것 같다.

버블이 한참이던 2000년 3월의 S&P500 IT 지수였던 992.29를 다시 회복한 시점은 17년이 지난 올해 7월 19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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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닷컴 버블 ? 출처 : BofA Merrill Lynch Global Investment Strategy]

지금의 비트코인의 거품은 애교 수준으로 볼 수가 있을 정도로 엄청난 거품이었던 것이다.

주식은 폭락했고 투자 거품은 꺼져 투자자들은 엄청난 손해를 입었지만 당시 걸음마 상태였던 구글과 페이스북 그리고 아마존 등은 생존하여 지금은 신의 영역에 도전 중이다.

[야후와 아마존의 이불킥 버전]

주식은 망했다. 하지만, 기술은 정체된 적도 망한 적도 없다.

한번 시작한 기술의 흐름은 막을 수도 없었고 막는다고 가만히 정체되어 있지도 않았다.

규제를 하던 억지로 부정을 하던 신 기술은 언젠가 우리 곁으로 오게 되어있다.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구매하는 수천 년 동안 이어온 삶의 방식이 변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에서 말이다)

가끔 주변 사람 중에 비트코인을 싸이월드 도토리나 게임사이트의 아이템과 비교하며 평가 절하하는 분들이 있다.

답답한 마음에 열심히 설명해주지만 이해하는 척하는 그들의 눈동자엔 의심이 가득차 있다.

IT로 반평생 먹고산 필자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을 이해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나이만 많으면 영향력이 강한 보스가 되는 우리나라 사회에서 주요 공무원과 정치인 그리고 자문하는 학자 중에서  비트코인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다.

이번 정부의 공정회를 보면서 상상(想像)의 어원이 생각났다.

2500년 중국 전국시대에 코끼리를 본 적이 없는 자들이 코끼리 뼈를 보고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을까를 생각한다는 想像.

한정된 정보를 가지고 창조를 한다는 긍정적인 뜻이 아니라 실체를 본 적도 없는 자들의 어설픈 아는 척으로 말이다.

실체를 모르면 두려움이 앞선다.

잘못된 투자는 당연히 규제해야 하지만 기술의 흐름은 막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엄한 곳 때려 잡지 않았으면…

DigestICT의 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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